반응형

역사에서 시대 구분을 하는 이유는 단순히 긴 시간의 역사를 효과적으로 다루기 위한 편의 때문만은 아니다.

시대를 구분한다는 것은 곧 각 시대의 성격이 이전 시대와는 다른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역사의 시대 구분은 역사의 발전 방향과 그 의미에 대한 성창을 수반하며, 연구 대상이 되는 특정 국가나 민족의 역사가 어떤 경로를 거쳐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 왔는가를 규명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역사의 시대 구분 가운데 전통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은 '고대 - 중세 - 근대 '라는 3분법이다.

3분법은 르네상스(14~16세기) 인문주의자들의 자기 시대 인식에서 처음 등장하였다.

그들은 바로 자기들이 살던 시대에 인간 중심의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는 의식을 강하게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때의 새로운 시대란 역사상 처음 맞이하는 시대라기보다는 이전에 있었던 영광의 시대가 다시 찾아왔다는 의미였다. 이들에 의하면 과거 그리스, 로마 시대는 찬란한 문화의 꽃이 만개한 황금기였다.

그런데 로마 제국이 북유럽에서 내려온 게르만족으로부터 멸망당한 뒤 '야만의 시대'가 되었는데,

그 이유는 인간의 합리적 이성이 무시되어 문화의 빛이 완전히 죽어 버린 암흑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르네상스(Renaissance)'라는 말 자체가 곧 '재생'이라는 의미이며,

따라서 르네상스는 죽었던 고대 문화의 빛이 다시 살아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이것을 정리하면 과거의 황금시대인 고대가 있고, 그것을 되살린 오늘날의 시대가 근대이며,

그 중간이 야만의 시대인 중세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알 수 있는 점은 유럽에서 형성된 이 '근대'라는 개념이 오늘날의 우리 시대 혹은 우리 시대와 아주 가까운 과거의 시기라는 단순히 시간적 의미를 지닌 것이 아니라, '발전'의 의미를 내포한 개념이라는 점이다.

그것도 중세의 '암흑'으로부터 '빛'의 시대로 나아갔다는 극적인 발전의 뜻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당시 사람들은 이제 새로운 빛이 다시 켜졌으니 이 빛의 인도를 받으며 인류의 역사는 진보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러한 사고는 다음 시기인 계몽주의 시대에도 그대로 전잘되었다.계몽이라는 말이 영어로 'Enlightment',

즉 '빛을 비춤.'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결국 이와 같은 3분법적인 시대 구분은 19세기 중엽 이후 유럽의 역사학에서 완전히 확립되었으며, 지금까지 역사의 가장 보편적인 시대 구분 방식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반응형